‹Elements›, 2023, 3D 프린팅된 나일론, 혼합 매체, Ø76.2 × 53.3 cm
케빈 하이즈너, 갤러리 조선
‹Elements›는 ‹Spirit Snacks›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시리즈로, 에너지와 진동을 시각화하기 위한 또 다른 접근 방식을 탐구한다. 각 작품은 정교하게 3D 프린트된 나일론 ‘스피릿(Spirit)’이 플라스틱 바위 베이스 위에 놓여 있으며, 그 아래에는 작가가 직접 짠 융단이 깔려 있다. 이 구성은 일본 료안지(龍安寺)의 석정원을 연상시키며, 명상적 기하 구조 속에서 관객이 영성과 자연, 그리고 비가시적 세계의 관계를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이 시리즈는 이러한 조화의 구조 속에서 3D 프린팅 이후 조각이 새롭게 획득한 감각적 현실을 드러낸다. 여기서 ‘프린트된 형상’은 단순히 가상의 모델을 복제한 결과물이 아니라, 디지털 데이터가 물질로 전이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케빈 하이즈너에게 3D 프린팅은 기술적 수단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을 매개하는 감각적 통로이며, 그 과정에서 조각은 더 이상 손의 노동이 아닌 알고리즘의 리듬으로 구성된다. ‹Elements› 시리즈는 이러한 ‘프린트된 형상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다시 실재로 전환되는 순간을 포착하며, 물질적 감각이 형이상적 차원과 다시 연결되는 새로운 조형적 층위를 제안한다.

